[책리뷰] 쿵푸 아니고 똥푸 / 어린이에게 "이 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마음을 선물하는 책

제목: 쿵푸 아니고 똥푸
글: 차영아
그림: 한지선
출판연도: 2017
주제분류: 어린이문학

어린이에게 "이 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마음을 선물하는 책. "인생에 즐거운 일들이 많이 찾아올 거야."라고 알려주는 책. 어린이가 실수와 슬픔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초등학교 2~3학년 추천)

 

1. <쿵푸 아니고 똥푸>

 <쿵푸 아니고 똥푸>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 탄이는 수업 시간에 똥을 싸버렸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알아버린 이 상황에 울음이 터져버린 탄이. 그런 탄이 앞에 똥푸맨이 나타납니다.
 번개맨도, 스파이더맨도, 배트맨, 슈퍼맨 파워레인저도 다 출동하기 전에는 똥을 싼다고, 똥을 싸는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수업 시간에 위대한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손을 번쩍 들고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요." 하면 되는거라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얼굴이 하얀 사람도 검은 사람도 노란 사람도 똥은 똥색이라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적당한 유머가 담긴 이야기입니다. 똥푸맨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역동적인 똥푸 권법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똥푸맨의 도움으로 친구들의 놀림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넘겨 버릴 수 있게 된 탄이, 지렁이 똥으로 딸기를 잘 키워내 엄마와 필리핀에 가게 된 탄이의 모습은 흐뭇하기만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인생사 새옹지마'의 뜻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요.
 

 산다는 건 백만 사천이백팔십아홉 가지의 멋진 일을 만나게 된다는 뜻이에요. 똥사개가 된 날 똥푸맨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요. 또오오오오옹푸!

 

2. <오, 미지의 택배>

 아홉 살 미지는 자기 앞으로 온 택배 상자를 받게 된다면 그때부터가 어른인 거라고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 미지에게 인생 첫 택배가 도착합니다. 택배 안에는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운동화가 들어있습니다. 미지는 운동화를 신고 일 년 전 암으로 죽은 강아지 봉자를 만나러 갑니다. 미지는 봉자와 꿈같은 30분을 보내고, 봉자는 다시 태어나 미지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합니다. 
 

"음...... 그래! 새로 핀 벚꽃한테 사랑한다고 해줘."
"응?"
"내가 벚꽃으로 태어날지도 모르잖아."

"으응...... 사앙하......다고 말할게."
눈물 때문에 미지의 목소리가 번졌다.
"유모차에서 울고 있는 아기에게도!"
"응."
"길고양이에게도!"
"빗방울한테도...... 개미한테도 마항...... 거야. 너일지 모르니까."

 
 반려동물의 죽음의 슬픔을 극복하고 세상에 사랑할 것이 많아진 미지의 이야기에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어요. 어른인 저에게만 감동적인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도 세 편의 동화 중 <오, 미지의 택배>를 베스트로 많이 꼽았습니다.
 

3. <라면 한 줄>

 시궁쥐 라면 한 줄은 매일 밤 하수구에서 쪼르르를 세 번만 하면 도착하는 라면 가게에 가서 라면 한 줄을 낚아채 돌아옵니다. 라면 한 줄의 엄마는 과거 쥐덫에 걸렸던 기억 때문에 하수구 밖을 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면 한 줄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삼겹살 집의 외눈박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러 가게 됩니다. 동화의 결말이 늘 그렇듯 라면 한 줄은 배짱 없는 시궁쥐가 아닌 '진짜, 완전, 엄청 대단한 라면 한 줄'이 되었습니다. '진짜, 완전, 엄청 대단한 라면 한 줄'이 되는 모험이 단편동화임에도 스펙터클한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서 라면 한 줄이 외친 자장가의 뜻은,
 

사랑이 항상 이긴다.

 

4. 총평

 뒷표지에 '풍선처럼 가벼운 쿠션처럼 푹신한 세 편의 동화'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짧아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가벼워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유머, 감동, 모험이 다 들어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이 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마음을 선물하는 책 같았고 "인생에 즐거운 일들이 많이 찾아올 거야."라고 말해주는 책 같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실수와 슬픔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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