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떡볶이: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저자: 김겨울
출판연도: 2023
주제분류: 음식 에세이
작가, 유투버, 라디오 DJ, 철학과 대학원생인 작가가 떡볶이에 대한 애정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낸 책.
1. 떡볶이에 대한 고찰이라니
떡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떡볶이'라고 부르는가? (p29)
이렇게 챕터를 시작하는 음식 에세이.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그렇다면 떡국은 왜 떡볶이가 아닌가? 국물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묽은 떡볶이에도 국물은 있다.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에게는 크림 떡볶이와 짜장 떡볶이도 있다. 떡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면 떡국떡을 쓰는 종로의 모든 떡볶이집은 반례로 가져올 수밖에 없다. (p29)
이것이 철학과 대학원생의 사고 알고리즘인가요? 늘 다양한 떡볶이를 즐기면서도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이에요.
식사인가 간식인가 (p42)
과거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를 생각하면 간식인데, 요즘 프랜차이즈 떡볶이를 생각하면 식사가 아닐까 싶어요. 작가는 어떻게 결론 지었을까요? 책을 읽어보세요.
쌀떡이냐 밀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p82)
떡볶이 러버들이 포진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영원한 토론 주제일 것 같습니다. 작가는 쌀떡이냐 밀떡이냐 하는 문제보다 떡의 모양이 더 중요하다고 하네요. 양념이 잘 배고 씹기 편한 가늘고 긴 떡이 좋다고 합니다. 저는 보들보들(?)하면서 쫄깃한 밀떡을 좋아해서 밀떡파이기는 한데 '덕자네 방앗간' 쌀떡은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소개팅을 떡볶이집에서 한다? 어떤 곳이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대체로는 세상에 마상에 그게 무슨 일이냐는 반응을 친구들에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꼭 가야 한다면 떡볶이집 같지 않은 떡볶이집으로 가는 수밖에. 이 점이 떡볶이가 어떤 음식인지를 잘 보여준다. 말하자면 친한 친구와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것. (p117)
정말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성인이 된 후에 알게 된 친구들 중에는 떡볶이를 같이 먹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떡볶이를 같이 먹는게 친밀감의 상징이기도 하군요.
마지막 부분 즈음 나오는 비건 떡볶이, 다이어트 떡볶이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2. 떡볶이 노스탤지어
작가가 자신의 떡볶이 노스탤지어를 소개하는 챕터가 있어요. 저도 저의 떡볶이 노스탤지어를 떠올려 보았답니다.
- 초등학생 때 살던 아파트는 토요일마다 장이 섰어요. 토요일에 급식 없이 하교하고 장을 지나갈 때 떡볶이 냄새의 유혹이 얼마나 강렬하던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발도 안 벗고 엄마에게 돈을 받아 다시 떡볶이를 사러 나가곤 했어요. 어느 날은 떡볶이와 어묵, 어느 날은 떡볶이와 김말이. 토요일의 행복이었죠.
- 중학생 때는 시험이 끝나면 늘 친구들과 디델리 떡볶이집에 갔어요. 제가 다니던 곳은 없어졌지만 아직 지점이 있더라고요. 아직도 그 때 그 맛일까요?
- 대학생 때 학교 앞에 맛있는 즉석 떡볶이집이 있었어요. 동기들과 배불리 먹어보 1/n 하면 3000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서 정말 자주 갔어요. 계란은 남겨뒀다가 볶음밥에 같이 비볐고, 치즈가 건강에 좋다는 기사를 말하면서(그 치즈가 아닐테지만..) 치즈 추가도 꼭 했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3. 작가가 추천하는 떡볶이집
- 갈현동할머니떡볶이: 달달하지만 후추향과 감칠맛이 있는 곳, 쫄깃한 밀떡은 국물과 함께 퍼먹고 추가한 삶은 달걀은 으깨서 먹는 것을 추천
- 꾸울떡: 수제 튀김 전문점으로 김말이만 세 종류
- 나누미떡볶이: 달달하고 진한 농도의 고추장 베이스 양념, 어묵과 함께 먹기
- 만나분식(강남구): 해산물 감칠맛 있음, 떡튀김 추천
- 맛있는집: 달달구수칼칼, 쌀엿을 넣었음, 떡볶이 소스와 삶은 달걀의 궁합이 좋음
- 조폭떡볶이: 작가 피셜 가장 맛있는 길거리 떡볶이의 맛을 정확하게 구현한 곳
- 철길떡볶이: 해산물 감칠맛에 고춧가루의 산미가 약간 느껴지면서 맵지 않고 달달한 스타일, 당면만두 추천
- 현선이네: 달달하면서도 칼칼한 맛
- 추천하는 밀키트: 끝짱 떡볶이, 솜씨롱누 떡볶이, 호랭이 떡볶이, 사과 떡볶이, 오천 떡볶이, 1번가 떡볶이
4. 작가가 말하는 떡볶이 친구 순위, 내가 생각하는 떡볶이 친구 순위\
작가가 말하는 떡볶이 친구 순위
- 1위: 어묵국물
- 공동 2위: 순대, 삶은 달걀
- 공동 4위: 두부, 달걀찜
- 6위: 튀김
- 7위: 컵밥, 김밥, 주먹밥
- 그외: 유부모치 (이거 정말 궁금하네요.)
내가 생각하는 떡볶이 친구 순위
- 1위: 김말이 - 바삭파이신 분들은 강력하게 반발하시겠지만 저는 김말이를 떡볶이에 푹 적셔 먹는 것을 좋아해요. 아예 범벅으로 먹어도 맛있다니까요.
- 2위: 삶은 달걀 - 떡볶이에는 달걀 노른자가 핵심이죠. 노른자를 떡볶이 국물에 흠뻑 적셔 먹는 거에요. 즉석 떡볶이라면 볶음밥 먹을 때 으깨서 비벼 먹어도 맛있고요.
- 3위: 어묵 - 떡볶이 먹다가 어묵 국물을 떠먹는 것도 맛있고 어묵을 먹는 것도 맛있어요. 떡볶이 안에 어묵이 들어갔다 해도 어묵을 따로 먹는 맛이 있죠.
- 4위: 주먹밥 - 매운 떡볶이를 먹을 때는 주먹밥이 매운 것을 중화시켜주고, 양념이 맛있는 떡볶이는 주먹밥을 국물과 함께 먹는 것도 좋아요. 다만 너무나도 탄수화물+탄수화물 조합이라 늘 먹기 전에 고민이 되죠.
- 5위: 순대 - 작가의 말처럼 순대 내장은 떡볶이 국물과 정말 잘 어울리죠.
5. 나의 떡볶이 사랑
↓ 세 가지 떡볶이 레시피
2024.03.11 - [분류 전체보기] - [책 속 요리] 떡볶이 실패하지 않고 만드는 법, 호두크림떡볶이 레시피 (feat. 《떡볶이: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떡볶이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었고 작가와 저의 떡볶이 취향을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