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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 / 버지 윌슨 / 2008 / 고난 속에서도 늘 희망과 사랑은 있다.

by 독서하는 하루 202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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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 홈련볼 마롱크림, 호박팥차

 

↓ 홈런볼 마롱크림맛, 커스터드 크림맛 리뷰

2023.12.04 - [분류 전체보기] - [책간식]홈런볼 마롱크림과 커스타드크림: 오리지널 초코맛 이외에 맛있는 맛 드디어 찾았다!

 

[책간식]홈런볼 마롱크림과 커스타드크림: 오리지널 초코맛 이외에 맛있는 맛 드디어 찾았다!

저의 최애 간식 중 하나가 홈런볼입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구워먹는 레시피를 발견하고는 유레카!를 외쳤더라죠. 바나나맛, 크림치즈맛, 우유맛(지금은 모두 단종)을 먹

teanbook.tistory.com

 

 

「키다리 아저씨」의 제루샤도 「빨강머리 앤」의 앤도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밝고 사려 깊고 상상력 풍부한 아가씨로 자랐을까요?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책이 바로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입니다.

 

1. 「빨강머리앤 」의 프리퀄 소설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 」

이 책은 2008년 캐나다 작가 버지 윌슨이 쓴 「빨강머리 앤」의  프리퀄 소설로 캐나다 앤 협회와 정부가 선정한 '앤 탄생 100주년' 공식 기념작입니다. 작가 버지 윌슨은 처음 「빨강머리 앤」의 속편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의뢰를 받았을 때는 루시 M. 몽고메리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고 해요. 

 

「빨강머리 앤」 5장에서 앤이 언급한 상황 이외에 어렸을 때보다 더 긍정적인 사건들이 일어났을 게 틀림없어요. 앤의 인격이 형성되던 시기에 어떤 사람들이 영향을 미쳤을까? 아떤 사람들이 있었기에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기차역에 내린 앤처럼 그렇게 생동감 넘치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그녀의 놀라운 어휘력은 어디서 생겨난 걸까? (p7 작가의 말 중)

흥미진진한 간극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작가에게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저도 「빨강머리 앤」을 읽으며 떠올렸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빨강머리앤 」과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 」 비교하며 읽기

「빨강머리 앤」 5장(앤의 지난 이야기)에 앤의 어렸을 적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지난 3월에 열한 살이 됐어요. 노바스코샤의 몰링브로크에서 태어났고요. 아빠 이름은 월터 셜리였고 볼링브로크 고등학교 선생님이셨어요. 엄마 이름은 버사 셜리였어요, 윌터와 버사, 멋진 이름이지 않나요? ( 「빨강머리 앤」 p69)

 

 

- 앤의 아빠는 윌터 셜리이고 볼링브로크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

- 앤의 엄마는 버사 셜리이고 고등학교 선생님이었으나 결혼하면서 학교를 그만두었다.

- 윌터 셜리와 버사 셜리는 가난했고 작은 노란 집에서 살림을 시작했다.

- 버사 셜리는 앤이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열병으로 죽었고 나흘 후에 윌터 셜리도 같은 열병으로 죽었다.

- 윌터 셜리와 버사 셜리의 집에서 일하던 토머스 아줌마가 앤을 맡기로 했다.

- 토머스 아줌마는 가난했고 남편은 술주정뱅이였다.

- 토머스 아줌마랑 아저씨는 볼링브로크에서 메리스빌로 이사했다.

- 토머스 아저씨가 우편마차를 빌려와 16킬로미터 떨어진 해변으로 데려간 적이 있었다.

- 토머스 아줌마의 집에는 앤보다 어린 애들이 넷이나 있었고 앤이 그들을 돌봤다.

- 앤은 토머스 아줌마와 함께 살던 마지막 해에 봄과 가을에만 학교에 다녔다.

- 책은 한권도 없는 유리문이 달린 책장을 앤은 케이티 모리스라고 부르고 친구가 되었다. (한쪽 유리문은 토머스 아저씨가 술에 취해 주먹으로 깨버렸다.)

- 토머스 아저씨는 기차에서 떨어져 죽었다.

- 토머스 아저씨의 어머니가 토머스 아줌마와 아이들을 데려갔다.

- 강 상류 쪽에 사는 해먼드 부인이 앤을 데려갔다. (앤이 여덟 살 때 이야기)

- 해먼드 씨는 제재소를 운영했다.

- 해먼드 부인은 아이를 여덟이나 낳았고 그 중 쌍둥이를 세 번 낳았다.

- 골짜기에 비올레타라는 소녀가 산다고 상상하고 친구가 되었다.

- 해먼드 씨가 죽자 해먼드 부인은 친척들에게 아이들을 나눠 맡기고 미국으로 갔다.

- 앤은 해먼드 부인과 거의 2년을 살았다.

- 앤은 호프턴의 고아원에서 넉 달을 지냈다.

- 고아원에서 지낼 때 학교에 다녔다.

 

앤이 담담하게 말했던 자신의 과거는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되살아납니다.

1장~13장은 앤이 태어나서 부모님과 살던 시기

14장~52장까지 토머스 아줌마와 살던 시기

53장~65장까지 해먼드 부인과 살던 시기

66장~71장까지 고아원에서 살던 시기

로 이야기가 전개되죠.

 

이외에도

 

- 앤이 초록지붕 집에 왔을 때까지도 왜 기도하는 방법을 몰랐는지

- 다이애나의 동생 미니 메이가 아플 때 앤이 어떻게 토근제를 사용할 생각을 했는지

- 앤의 어휘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을 읽으며 아하! 하게 됩니다.

 

3. 고난 속에서도 늘 희망과 사랑은 있다.

초록 지붕의 집에 가기 전 앤의 삶은 대체로 힘들다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어요. 늘 술에 빠져 사는 버트 토마스, 그런 남편과 아이들에 지쳐 앤에게 소리 치는 조애너 토마스, 앤을 남겨두고 로저를 택한 일라이저, 출산과 육아에 지쳐있는 해먼드 부인...

그럼에도 고난 속에 늘 희망과 사랑은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토마스 부인과 지낼 때는 일라이저, 아치볼드 부인, 존슨 씨, 헨더슨 선생님이, 해먼드 부인과 지낼 때는 해거티 양, 맥도걸 선생님이 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었습니다. 그 속에서 헨더슨 선생님과 존슨 씨는 앤에게 정말 특별하고 고마운 존재였죠. 특히 앤이 존슨 씨와 단어 공부를 하는 장면이 늘 인상 깊었어요.

 

 

"할아버지는 단어들을 나한테 가르쳐줄 때 아주... 할아버지가 기분 좋게 가르쳐준다는 그런 뜻을 가진 단어가 뭔지 모르겠어요."
"기꺼이?"
"음, 그게 좋은 단어이긴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건 아니에요. 나한테 5센트가 있는데, 내가 그걸 할아버지한테 준다면 그게 어떤 거예요?"
"아주 너그러운 일이 될 것 같구나. 아치볼드 부인이 쿠키를 놔두고 간 것도 너그러운 행동이었어."
"바로 '그거' 같아요! 할아버지는 아주 너그럽게 새 단어들을 가르쳐줘요. 하지만 나한테 5센트가 있다면, 나는 그걸 할아버지한테 줄 정도로 너그럽지 못할 거예요."
(p231)

 

 

또 헨더슨 선생님과 존슨 씨는 앤이 미움보다는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도와주었어요. 앤 역시 그런 도움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도 미워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하죠.

 

 

그를 용서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용서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란다. 나도 아직 그걸 못하고 있어. 하지만 그를 그냥 쳐다보는 건 할 수 있지 않겠니? (p273)

 

"언젠가는 용서하게 될 거야."
"글쎄요, 생각보다 빨리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선생님이 오셨으니까요. 난 학교에 갈 수 없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나한테 학교를 가져다주셨어요." (p279)

 

또 앤에게는 상상력이 있었어요. 케이티 모리스와 비올레타라는 친구를 만들어 낸 것 역시 앤이 고난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죠.

 

앤, 내 말 잘 들어라. 무너가를 상상하는 건 못된 게 아니야. 아주 좋은 거야. 그게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거야. 그건 어떤 '척한다는' 뜻이야. 그대로 계속하렴. 토머스 부인이 짜증을 내더라도 아무쪼록 그만두지 마라. 그것이 자주 너를 슬픔의 심연에서 구출해줄 수 있을 거란다. (p194)

 

4. 캐나다의 자연을 궁금해하게 만든 책

노바스코샤와-프린스에드워드섬
노바스코샤와 프린스에드워드섬

 

 

「빨강머리 앤」에도,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에도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문학 작품은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반영하잖아요. 「빨강머리 앤」에서 새로운 장이 시작이 자연환경과 계절의 변화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앤이 골짜기에 비올레타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겨울에는 눈이 너무 많이 와 앤이 학교에 갈 수 없었던 것까지... 이 책을 통해 캐나다를 알게 되었어요.

 

 

그날은 봄처럼 따뜻한 인디언 섬머(늦가을 봄날처럼 따뜻한 날씨)였다. 지난주에 불어 닥친 강풍으로 화려한 가을 잎들 대부분이 떨어졌지만, 아직도 바라보며 감탄할 것들이 많이 있었다. 노바스코샤에서 소들은 겨울 내내 남아 있었고, 앤은 파란 하늘에 대비되는 그들의 검은 실루엣을 보는 게 좋았다. 때늦은 미역취꽃들이 연못 주위에 드문드문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보기 드물게 따뜻한 날씨에 지친 날개를 시험하려 나온 커다랗고 기운 빠진 나비 한두 마리도 눈에 띄었다. 가벼운 바람이 긴 풀들과 마른 잡초들 사이를 훑고 지나갔지만, 추운 것도바 격려해주는 느낌이었다. (p285)

 

 

 또 프린스 에드워드섬이 정말 궁금해졌어요. 어떤 곳이길래 앤이 사진만 보고 그토록 프린스 에드워드섬과 사랑에 빠졌을까, 어떤 아름다움을 지녔기에 맥도걸 선생님 몰래 사진을 가져가고 싶어했을까. 그리고 마침내 앤이 프린스 에드워드섬으로 가게 되었잖아요! 언젠가 캐나다에서 앤의 자취를 따라 여행해보고픈 꿈이 생겼습니다.

 

 

5. 그 밖의 생각들

- 피임이 없던 옛날은 참 힘들었겠구나.... 생각했어요. 토마스 아줌마의 아이가 일곱, 해먼드 부인의 아이가 여덟(그 중 쌍둥이를 세 번)....

 

- 앤과 일라이저가 화해할 기회가 끝내 없었다는 점이 참 아쉬웠어요. 일라이저가 집을 탈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앤을 집에 남겨두고 로저와 떠난 것도 이해가 되고, 앤이 평생 일라이저를 원망한 것도 이해가 되고...

 

- 옛날 사람들의 수명과 오늘 날의 평균 수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앤이 겨우 네 살 때부터 요리를 하고 토머스 부인의 아이를 돌본 것 하며, 존슨 씨가 턱수염을 자르고 옷도 빨아입었더니 늙은 할아버지가 아닌 스물여덟 살 밖에 안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장면에서도요.

 

 

「빨강머리 앤」의 팬이라면, 「빨강머리 앤」 이전의 앤의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면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를 읽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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